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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사피엔스 Sapiens

 호모 사피엔스. 현생 인류를 가리키는 말로 우리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데르탈인을 거쳐 지금의 사피엔스에 도달했다. 인류의 진화와 함께 우리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준 혁명들을 겪었다. 이 책은 인류 전 세기를 거쳐 일어난 진화와 혁명들에 대해서 아주 재밌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와 동시에 흥미로운 질문들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사피엔스 Sapiens
사피엔스 Sapiens 한 사피엔스로부터 다른 사피엔스에게

 등가교환이라는 말이 있다. 동일한 가치의 어떤 것을 교환한다는 말이다. 인류가 진화와 혁명을 거듭한 끝에 발전과 성취만이 존재했을까? 그렇지 않다고 이 책은 말한다. 행복은 과거 농경사회에 비해 줄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전쟁이 표면적으론 사라졌지만 무기는 점점 최신화되어가며, 식량은 풍족해졌지만 이는 다른 동물들의 고통 위에서 이뤄진 결과이며, 평균 수명이 늘어났지만 우리의 사망 원인 또한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사피엔스 Sapiens 인간은 다른 동물이 느끼는 감정에 관심이 없다

 유발 하라리가 마지막 챕터에서 던진 문제는 굉장히 섬뜩했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의 발전, 생명공학 혁명으로 길가메시 프로젝트(불사의 존재가 되기 위한 노력)가 성공할 것임에 확신한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그런 날이 올 거란 확신이 생겼다. 신의 창조물이었던 사피엔스가 신의 영역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우리가 신의 위치쯤에 도달했을 땐 죽음에 대한 두려움 따윈 없어진다. 유전자 조작으로 더 비상한 두뇌를 가질 수도 있다. 행복과 불행은 생화학 시스템을 이용해 조절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사피엔스 Sapiens 흥미롭고도 소름돋는 관점이다
사피엔스 Sapiens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유발 하라리의 마지막 질문에 영화 '블레이드 러너', '매트릭스', '이퀼리브리엄' 등이 생각났다.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한 해가 지나 갈수록 수많은 발명과 발견이 이루어진다. 과거 우리의 인터넷이 이렇게 발전한 것을 보면 누구도 10년 후를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자손들에 대한 걱정도 함께 들었다. 우리가 낳게 될 자식들은 우리가 보는 세상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을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다. 그 세계가 지옥일지 천국일지 알 수 없다. 물론 부모가 된다면 자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세상의 변화의 물결에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아이를 갖지 말라는 뜻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 세대는 자녀 계획에 신중의 신중을 더해야 할 것이다.

사피엔스 Sapiens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흥미로움과 동시에 무서운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나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여러 갈래로 나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너무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건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되었다. 바람이 있다면 인류가 더 이상 잔인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유발 하라리가 쓴 책 '호모 데우스'가 사피엔스의 후속작이라고 한다. 이 책도 조만간 읽게 될 것 같다. 사피엔스가 이렇게 재밌었는데 읽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호모 데우스'에는 유발 하라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담겨있다고 한다. 벌써 그가 상상하는 미래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