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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욕망의 힘

책 '욕망의 힘'

 일단, 먼저 얘기하자면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책 내용의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책 표지와 작가의 말을 통해서 알려준 책의 주제와 글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욕망에 대해서 얘기하겠다던 작가는 책 중간중간에 여성 차별과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 읽는 도중에 내가 무슨 책을 산 건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기도 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느낌은 이 책이 애초에 욕망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기 보단 쓴 글들을 모아놓고 주제를 끄집어낸 느낌이었다.

책 '욕망의 힘' 이런 글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책 '욕망의 힘' 이런 글들이 계속 등장한다

 그리고 사실 내가 기대했던 건 그림 속에서 욕망들이 과연 어떻게 표현되고 표출되었는지에 관한 작가의 생각이나 의견 등을 대화하듯 읽고 싶었던 건데 하지만 이 책에선 미술을 수학 정답 풀이하듯이 풀어놓았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 물론 예술가들이 의도한 바는 존재하겠지만 내가 그들의 예술을 보고 의도된 바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들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단 뜻이다. 모든 사람들의 받아들임이 다르단 뜻이다. 그런 점을 간과하고서 이 책은 미술, 예술을 '학문'으로 만들어버린다.

책 '욕망의 힘' 작품과 함께 설명이 들어간다

 사실 이제는 이런 해설집 같은 책은 사지 않는 편인데 최근에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안 읽었던 이 책을 발견해 읽게 되었다. 예술은 누구든 스스로 자유롭게 받아들이길 추천한다. 해설집 보다는 화가의 일대기나 유파에 대한 글을 읽는 걸 오히려 더 추천하는 바이다.

책 '욕망의 힘' 반 고흐의 '자고새 있는 밀밭'

 책에 나온 욕망에 대해 말해보자면 일단, 이 책에선 사랑, 성욕과 더불어 성취욕, 소통의 욕망, 존재의 추구 등이 표출된 작품들을 보여주며 설명한다. 이게 딱딱하고 공식 같은 풀이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가 말한 '욕망의 힘'이 나에게 잘 전달되지는 않았다. 내가 지난번 감정의 격동을 느끼면서 읽은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도 나왔던 그림 '자고새가 있는 밀밭'을 봤는데도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욕망에 대한 글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해설집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욕망에 대한 내용이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도 않는 듯했다. 나만 이런 느낌이 드는 것 일 수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가까운 서점에서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하지만 분명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