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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게임리뷰]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발매 전부터 후까지 많은 말들이 쏟아지고 있는 작품 '라스트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를 직접 플레이한 후 드디어 엔딩을 보았다. 헤비 게이머가 아니어서 진행이 더뎠지만 그래도 게임 속 콘텐츠들과 숨은 재미 요소들을 최대한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엔딩을 보기 전까지 쏟아지는 작품 리뷰와 후기, 누출된 결말 등은 일절 보지 않았다(메타스코어도 보지 않았다). 어떤 선입견도 없이 조금의 불안감만을 안은 채 게임에 임하였다.

 게임의 엔딩을 접한 후엔 조금 혼란스러웠다. 게임 중반부터 혼란은 시작되었는데 그 이유는 세간의 평들처럼 게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라서 그랬다. 문제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였다. 중간중간 버그 같은 건 보였지만 그건 1편에서도 있었던 문제고 게임의 흐름을 크게 방해하지 않았기에 큰 문제를 삼고 싶진 않다. 아무튼 내가 느낀 '라오어 2'는 '라오어 1'의 많은 점들을 개선했고 전투 시스템은 발전을, 스토리 볼륨은 확장을, 단순했던 기존 프레임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내가 즐겼던 1편을 뛰어넘는 작품이었다. 작품에 대해선 뒤에 조금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문제의 중심 1 조엘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문제의 중심 2 애비

 결론적으로 난 너무 재밌게 플레이를 했고 다른 플레이어들 반응이 너무 이상해서 리뷰와 후기들을 찾아봤다.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말들이 나왔는데 조금 얘기를 해보자면 먼저 '라오어 2'를 망작이라고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를 다들 '스토리'로 꼽았다. 스토리 속에서도 이유를 두 가지로 나누자면 첫째는 1편의 주인공이었던 '조엘'의 허무한(처참한) 죽음이고, 둘째는 '복수 후에 오는 허망함'이라는 너무 뻔한 스토리 전개라는 것이다. 이 두 부분 다 이해됨과 동시에 그다지 공감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단순하게 이렇게만 받아들이는 게 조금 아쉽다고 표현하고 싶다. 내가 이런 부분들을 주저리주저리 반박하는 것보단 내가 느낀 '라오어 2'는 어땠는지, 무엇 때문에 재밌게 즐겼는지를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내가 공감할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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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7171659005&code=960100


난이도

 우선적으로 난이도 얘기를 해보겠다. 난이도 조절이 아주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크게 와닿은 부분인데(시작 화면에서 난이도 조절을 하기 때문) '라오어 1'에서 나는 '생존자' 난이도를 했었다. 그 당시에 느꼈던 바로는 아주 극악의 난이도였다. 일단, 아이템이 너무 안 나온다. 1편에서는 거의 칼과 돌, 병으로만 싸운 기억이 대부분이다. 총, 폭탄 등의 병기들은 쉽사리 쓸 수 없었다. 그랬다간 난이도가 어려운 구간이 나오면 깰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편에서는 난이도가 확실히 하향 조정된 듯했다. 아이템이 우선 넉넉하게 나오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도 많아졌다. 그리고 회피 기능도 생겼는데 이도 난이도를 조금 더 쉽게 만들어 주는 데 한몫했다. 이는 다음에 얘기할 전투 시스템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그리고 또 하나 놀란 부분 중 하나가 난이도 커스터마이즈다. 적의 강함, 나의 체력, 아이템이 나오는 정도 등을 나의 입맛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내가 만약 어려운 난이도를 하고 싶은데 많은 아이템을 바탕으로 화려한 화력전을 치르고 싶다면 아이템(자원) 란의 난이도를 쉬움으로 설정하면 된다. 이런 난이도 시스템은 처음 접해봤는데 나에겐 굉장히 센세이션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난이도를 항목별로 조절할 수 있다


전투 시스템

 앞서 얘기했듯 전투 난이도에 꽤나 영향을 준 것 중 또 하나는 전투 시스템이다. 전편보다 훨씬 많은 스킬트리가 생겨났고 자신의 전투 방식을 고려하여 입맛에 맞게 스킬트리를 선택할 수 있다. 크게 근접전과 원거리 전투, 세세하게는 암살, 난투, 총기, 폭파 등으로 말할 수 있겠다. 이는 또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에 의해 달라지게 되는데 2편에서 게이머가 조종하게 되는 캐릭터는 1편 주인공이었던 '엘리'와 2편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애비', 총 2명이다. 이 둘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정리하자면 다양한 가지 수의 전투 방식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스테이지의 특성(좀비의 활용 등)과 출현하는 적의 종류(인간, 개, 좀비 등) 또한 다양하니 '라오어 2'에서의 전투는 상당히 다채롭고 흥미롭다고 말하고 싶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엘리의 스킬트리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애비의 스킬트리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저격수가 저격해오는 상황에서 폭탄, 접근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가 펼쳐진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회피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 부분은 사실 게임을 너무 쉽게 만들어 버리는 요소가 되어버릴 수도 있어서 초반에 조금 걱정했지만 엔딩까지 즐기고 나니 그래도 밸런스를 훌륭하게 맞춘 느낌이었다. 좀비 한 두 마리가 나오면 회피를 써가며 칼로만 죽여서 조금 심심한 전투가 되어버리나 싶었는데 가끔씩 좀비 떼가 출현하는 난투극 상황에서는 회피하는 맛이 쏠쏠했다. 1편의 전투가 오로지 전략에만 치우쳐져 있었다면 2편의 전투는 전략 + 실력의 느낌이 강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중간보스와 전투씬. 개인적으로 1편의 좀비들을 상대할 때보다 더 박진감 넘쳤다

 


스토리

 이제 스토리 이야기를 해보자. 제일 민감한 부분일 수도 있어서 글 쓰는 나도 조심스러워진다. 많은 분들이 이 스토리를 '엘리의 복수극', '복수 뒤에 오는 허망함'이라고 못 박아버렸는데 나에겐 그렇게 단순한 스토리는 아니었다. 먼저, 1편과 조금 비교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1편의 스토리는 주인공 조엘과 엘리가 백신을 찾기 위해 떠나는 1년 여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조엘은 엘리와의 여정을 통해 자신의 죽은 딸과 같은 애정을 느끼게 되며 이로 인해 백신, 인류를 위한 희생보다는 엘리의 목숨을 택한다. 엘리의 목숨을 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파이어 플라이)이 죽게 된다. 2편에서는 엘리의 목숨을 택했던 조엘에게 한을 품은 사람들(파이어 플라이)이 조엘을 찾아 죽이게 되고 그로 인해 복수심으로 불타는 엘리가 조엘을 죽인 애비를 찾아 나서는 복수극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조엘의 죽음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 조엘은 게임 초반에 아주 허무하고 처참하게 죽음을 맞게 되는데 이런 설정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 드라마, 게임 등에선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죽음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선 필연적인 결과이다. 특히나 2편에서 조엘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이 예견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로 화두에 오르고 있는 부분은 죽음의 방식이다. 아무리 그래도 1편의 주인공을 이렇게 허무하고 처참하게 죽여버리는 것에 대해 플레이어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작사인 너티독은 조앨이 왜 이런 죽음을 맞이하게 했을까? 이는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애니 '진격의 거인'을 예로 설명하고 싶다. '진격의 거인'에서는 많은 주인공 측근들을 가차 없이, 무참히 죽여버린다. 주인공들을 제외하면 거의 다 몰살시켜 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런 선택이 주는 효과는 무엇일까. 바로 배경으로의 효과적인 사실적 접근이다. 2편은 1편과는 장르가 많이 다르다. 1편에서는 액션, 어드벤처, 스릴러와 더불어 드라마성이 강한 스토리였다면 2편은 액션, 어드벤처, 스릴러, 그리고 다큐멘터리다.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픽션인데 무슨 다큐멘터리냐 라고 할 수도 정확히 말하면 픽션,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1편에서는 엄청난 고난과 역경들을 가까스로 헤쳐나간다거나, 기린 떼가 등장하는 등 이상적이고 희망적인 연출이 많았다면 2편에서는 집단 속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수없이 일어나는 전투와 죽음, 마을이 불타는 장면 등 훨씬 사실적으로 사건에 접근한다. 이에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 '조엘의 죽음'이다. 우리는 2편에서 이런 가감 없는, 숨김없는 표현들로 하여금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조금 더 현실적인 직간접적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럼 1편에서 드라마성이 강한 스토리로 플레이어들에게 감동과 애잔함을 줬다면 2편에서는 어떤 목적으로 다큐성이 강한 스토리를 만들었을까. 내 생각으론 엘리의 복수 후에 오는 허망함이라든지, 복수의 실패 후 오는 좌절감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아니다. 보다 더 나아가 좀비,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배경이 가져다주는 참혹한 세계, 선과 악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상에서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삶의 목적과 방향이 생존에 치우쳐진 약육강식의 사회 등 세상이 가져다주는 허무와 절망을 플레이어들이 보다 직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의 냉혹하고 참담한 현실의 생생한 체험이다. 개인적으로 라오어 2 만큼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잘 표현한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정말 재밌게 플레이 한 이유 중 하나가 현실 고증, 재현도였다. '레데리 2'를 즐기면서 마치 내가 정말 그 시대에 살아보는 느낌이었다. '라오어 2'도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는 상상도 못 할 제한된 세계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 단순해진 인간관계에서 오는 단단한 우정과 의리, 생존을 위한 다양한 생활 방식과 그에 따른 이해관계,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들과 내적 갈등 등 게임을 즐기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등장인물

 1편보다 2편에서 '라오어' 세계의 더 다양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이 바로 다양해진 등장인물들이다. 1편에서는 조엘과 엘리, 두 사람만의 끈끈한 우정과 애정을 볼 수 있었다면 2편에서는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면서 내가 앞서 얘기한 이해관계나 우정, 의리, 갈등 등을 잘 담아내고 있다. 등장인물이 늘어나면서 풀어낼 수 있는 스토리, 얘깃거리, 감정 등의 볼륨 또한 커진 것이다. 1편에서는 오직 엘리와 조엘에게만 집중하면 되었었다. 어떻게 보면 2편보다 단순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2편은 또 다른 주인공인 애비를 비롯하여 '토미', '디나', '제시', '오언', '멜', '야라', '레브' 등 훨씬 많은 주요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생각이나 가치관, 감정, 그리고 그것들의 변화가 나온다. 확실히 1편에서 느꼈던 감정선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선을 느끼며 플레이했다. 1편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면 게임이 주는 재미의 많은 부분들을 놓칠 수도 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주요 등장인물 '디나'. 개인적으로 상당히 매력을 느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주요 등장인물 '야라'와 '레브'. 게임이 주는 전체적인 메세지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한다


전개 방식

 등장인물이 많아지면서 전달해야 하는 얘깃거리도 많아졌는데 너티독은 이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사적으로 풀어 나간다. 정확히 말하자면 입체적 구성의 서사 방식인데 이는 내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큰 장점이자 유일한 단점이라고도 말하고 싶다. 크게 봤을 때 스토리의 진행 순서는 우선 조엘의 죽음을 시작으로 엘리의 1차 복수, 다시 애비의 시점(과거)으로 돌아와 엘리의 1차 복수까지, 다시 엘리의 시점(현재)으로 돌아와 2차 복수(엔딩) 순으로 진행된다. 그 사이에 인물들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과거 배경이나 스토리를 설명해주는 회상씬 등이 들어가며 과거와 현재를 수차례 오가게 된다. 처음에는 이게 정말 복잡하고 헷갈리기 시작한다. 나도 중간에 지금 내가 플레이하는 시점이 어디인지 놓쳤을 때도 있었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봤을 땐 굉장히 불편할 수 있는 진행방식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정말 잘 짜여진 스토리이다. 스릴러 영화에서 잘 나오는 기법인데 난 상당히 흥미롭게 진행했다(특히 애비 시점에서 토미가 등장할 때 소름 돋았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토미 등장씬. 다른 의미로도 소름이 돋았다

디테일

 너티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디테일이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전달하고 표현해야 할 감정들도 많아졌는데 이를 디테일이 완벽하게 살려낸다. 배경이나 사물의 디테일은 물론이고 캐릭터들의 디테일까지 거의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 앞전에 플레이한 게임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에선 디테일이 너무 구려서 감정이입이 확실히 덜했던 경험이 있다. 이와 비교하자면 '라오어 2'는 가히 극찬받아 마땅한 작품이다. 특히나 내가 소름 돋았던 부분 중 하나는 엘리와 애비의 전투씬이었다. 1차 전투씬은 애비로, 2차 전투씬은 엘리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애비의 시점에서 비치는 엘리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 엘리에게 비치는 애비의 모습은 너무도 흥미로웠다. 특히 마지막 엔딩 전투는 절대 잊히지 않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칼에 맞으며 변화하는 애비의 모습이나 흐느낌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히 떠오른다. 이 장면들의 사진이나 영상은 일부러 가져오지 않았다. 꼭 직접 플레이 해보길 바란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디테일 사진 1. 플스도 등장한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디테일 사진 2. 그래픽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디테일 사진 3. 그냥 진짜 대단하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작은 아이템들 보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PART II 연기, 표정, 제스쳐 등 완벽에 가깝다

그 외

 그 외에 아주 미미한 버그들이 존재했다. 위 영상에도 나온 토미가 갑자기 등장(?)하는 등 이런 버그들이 종종 나타났다. 결말이 유출되면서 갑자기 급하게 출시한 느낌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건 아주 미미해서 작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주진 않을 듯하다(토미 버그는 조금... 놀랬다). 

 1편보다 스토리가 확실히 더 길어진 느낌이었는데 그와 함께 전투들도 상당히 많아졌다. 그런데 가끔 플레이하면서 전투들이 조금 늘어지는 느낌도 받았다. 중간에 불필요한 전투 수를 조금만 더 줄였으면 오히려 스토리에 더 이입하기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그리고 가끔 리뷰에 'PC(Political Correctnes 정치적 올바름)'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에 대해선 전혀 공감이나 찬성하지 않는다. 게임 내에서 'PC'와 관련된 어떤 것에 대한 강요나 주입이 없었다. 그저 동성애와 다양한 인종의 등장으로 'PC' 얘기를 꺼낸다면 그건 개인의 사상 문제라고 과감히 얘기하고 싶다. 내가 어제 본 영화만 해도 그런 장면이 다수 등장하지만 불편하거나 문제 될 부분은 전혀 없었고 그러한 평 또한 없었다(영화는 데이빗 핀처의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었다).

 2편의 엔딩도 1편에서처럼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느낌이 아닌 열린 결말을 선택했다. 마지막 엘리의 모습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고전 서부 영화의 엔딩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에 엘리가 치는 기타의 선율은 불협화음이 굉장히 많이 섞이는데 이는 마치 엘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표현하는 듯 보였다. 여담이지만 3편의 가능성도 충분히 느껴졌다. 엔딩으로 갈 즈음에 엘리와 조엘의 대화 회상씬이 나온다. 내용은 조엘이 다시 엘리와 예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 해도 자신은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는 말과 그에 대해 아직도 조엘을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는 엘리의 모습이 나온다. 이 장면은 마치 엘리도 후에 조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어떤 사건의 등장을 암시하는 느낌을 받았다. 3편이 나온다면 아마도 엘리의 최후 또는 라스트 오브 어스 이야기의 마지막으로 1편을 회귀하는 느낌의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잘만 나온다면 2편이 다시 재조명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무리

 글이 너무 길어져서 제대로 내용이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라오어 2'는 개인적으로 너무 괜찮은 게임이었고 '쓰레기'나 '망작'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이런 평가들이 즐비한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이와 비슷한 현상이 떠올랐다. 바로 '팬덤' 현상인데 특히 우리나라에선 아이돌 쪽에 많이 보이는 현상이다. 아이돌들에게 조금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팬들은 소속사고 같은 동료고 무섭게 까기(?) 시작한다. 사건의 전말이나 인과관계에 대해선 전혀 알려고 들지 않는다. 물론 이번 '라오어 2' 사태는 너티독이 게임 발매 전부터 엔딩 유출이니 회사 내 크런치 문화이니 잡음들이 많았기에 부정적인 여론이 이미 형성이 되었고 이런 흐름이 게임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다만, 회사가 잘못한 부분은 충분히 욕을 하되 창작물에 대한 평가는 올바르게 이뤄졌으면 싶다. 게임은 게임으로만 받아들이자는 이야기이다. '게임 디렉터인 닐 드럭만과 너티독은 쓰레기야!'라는 의견이 '그래서 라오어 2도 쓰레기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여론을 따라서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리뷰가 개인적인 의견이나 생각이라기보다는 복사 + 붙여넣기를 한 듯 내용이 똑같아서 하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