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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양자역학에 대한 깔끔한 해설

 나는 대학에 진학할 때 공대로 들어갔지만 곧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느낀 후 다른 과로 전과했다. 앉아서 공식에 대입해 문제를 풀거나 이미 알려진 실험을 답습하는 과정이 영 흥미롭지 않았다. 그렇다고 과학을 못하진 않았다. 기본적으로 상상력과 이해력이 받쳐줬기에 배우는 것들을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습득했고 성적도 곧잘 나왔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존 그리빈

 이번에 '양자역학'에 흥미가 읽게 된 책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를 읽기 전에 내가 이 학문을 이해 못 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선 내가 감히 예상치도 못한 쪽으로 내용이 흘러갔다. 양자역학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아마도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내용이 담겨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다중세계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다중우주

 양자역학은 우리가 과학(물리학)을 공부, 또는 전공하지 않더라도 영화나 소설, 게임, 만화 등 아주 다양한 분야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이런 분야를 통해 양자역학을 어렴풋이 알고 있던 한 사람이다. 내가 알던 지식은 양자역학이 '매우 작은 크기에서의 힘의 작용' 정도였다. 이 정도의 지식수준에서 책을 읽음에도 그림이나 비유가 많지는 않지만 책 책의 서술 방식 자체는 어렵지 않아 내용을 빠짐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내가 이해한 내용들을 받아들이기 어렵단 사실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친절하게 그림으로 설명해준다

 내가 책을 통해 느낀 양자역학은 '가설의 학문'이었다. 어느 것 하나 확실한 부분 없이 가설과 약간의 검증을 통해 학문이 전개되고 발전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매우 작은 미시 세계를 훔쳐볼 방법이 아직은 없다(영영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과학이라는 학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내가 읽은 이 책이 SF 소설인지 양자역학을 담은 책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야 세상의 물리법칙을 이해하고 수긍하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책을 읽는 도중엔 내가 알던 세계와는 너무도 달라 반신반의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정말 SF 같은 내용

 양자역학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하진 않겠다. 이미 좋은 책들과 유튜브 영상이 많으니 그걸 참고하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다. 책의 제목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물리학자인 슈뢰딩거가 한 사고 실험에서 등장한다. 이 고양이는 놀랍게도 우리가 고양이를 보는 순간 생과 사의 결과가 바뀌는 놀라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결과를 알기 전까지 고양이는 생과 사, 두 가지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일명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된다. 이 책도 나에겐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비슷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보는 세상은 조금의 상상력이 가미된 현실이었다면, 책을 읽은 후엔 전혀 다른 결과의 상상이라 말할 기 힘든 현실이 나에게 다가왔다. 책의 내용을 믿자니 너무 현실감이 없고 또 현실 그대로에 집중하기엔 양자역학은 너무 매력적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상보성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In Search of Schrödinger‘s Cat, 사고실험

 내 글을 읽고 양자역학이 궁금해졌다면 꼭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보면 상당히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의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이 나에겐 너무 흥미롭고 무섭기도 해서 책을 읽은 후 여운이 상당했다. 내가 아직도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에 허무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 세상을 조금 더 알고 싶어져서 우주와 관련된 다른 책을 구매했다. 이 세상의 모든 원리와 이치를 다 알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죽기 전까지 이 세상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