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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음악리뷰] 트와이스 TWICE 'MORE & MORE'

 우리나라 음악 주류 장르 중 하나인 K-Pop은 주요한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히트 요인 분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우선 K-Pop의 첫 번째 특징 중 하나는 훅이다. 그냥 훅이라기 보단 중독성 있는 훅이다. 이는 K-Pop의 중요한 히트 요인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겠다. 과거의 원더걸스 'Tell Me'나 소녀시대 'Gee', 싸이의 '강남스타일', 그리고 현대의 EXO의 '으르렁', 트와이스 'TT' 등이 이런 특징을 잘 보여준다. 훅이라고 해서 가사만을 뜻하진 않는다. 귀에 꽂히는 인트로 사운드나 멜로디가 이를 대표하기도 한다. 브아걸의 '아브라카다브라', BTS의 'DNA'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원더걸스 'The Wonder Years'
싸이 (PSY) '싸이6甲 Part.1'

 

 두 번째 특징으로는 퍼포먼스이다. K-Pop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춤이다. 전 세계 많은 K-Pop 팬들이 학원에서 K-Pop 댄스를 배우고 커버하고 영상을 올린다. 위에서 언급했던 대부분의 노래들이 이런 특징 또한 가지고 있으며 또 다른 인상 깊은 예를 들자면 과거 박지윤의 '성인식', 쥬얼리의 'One More Time'부터 빅뱅의 '뱅뱅뱅'이나 선미의 '가시나',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등이 있겠다. 또한 댄스는 국가와 문화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열쇠다. 우리는 이미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통해 확인한 바 있고 또 현재 미국에서 발생한 '챌린지' 문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블랙핑크 '뚜두뚜두'
선미 '가시나'

 

 이처럼 K-Pop은 대중들에게 이슈가 될 강력한 매력을 가진 음악이다. 매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유행은 물론이고 많은 시간이 흘러도 계속해서 사람들에 의해 회자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심플함의 미학'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는데 오히려 복잡할수록 사람들이 외우기 힘들어지고 떠올리기가 힘들며 심플할수록 사람들의 인상에 강하게 박힌다. 그리고 음악과 춤이 심플해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그 음악을 즐기기가 가능해진다. 심플함은 예나 지금이나 언제나 통용되는 마법 같은 방법 중 하나이다.

 서론을 이렇게 길게 이야기한 이유는 오늘 트와이스의 'MORE & MORE'을 리뷰하기 위함이다. 최근 발매가 된 앨범으로 걸그룹 음반 초동 역대 2위(1위는 아이즈원), 자체 초동 신기록, 13연속 히트라는 기록들을 세우며 순항 중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누군가에게는 성공적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실패작이다. 지금 이 글을 적는 현재 트와이스 음원 차트 순위는 7위까지 내려왔다. 앨범을 발매한 지 1주일가량이 지났다. 이보다 훨씬 전에 발매된 아이유의 '에잇'과 BTS의 'ON' 등이 상위 차트를 점령 중이다. 적어도 나는 트와이스의 앨범이 히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리고 발매 당시 곡을 듣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이번 앨범은 실패작이라는 걸.

 

트와이스 'MORE & MORE'

 

 일단 먼저 앨범은 간단히 분석해보자. 트와이스의 'MORE & MORE'은 총 일곱 트랙이 수록된 아홉 번째 미니 앨범으로 앨범명과 동명인 'MORE & MORE'가 타이틀곡이다. 컨셉은 갈망, 장르는 트로피칼 하우스로 어느 정도 여름을 겨냥한 곡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수록곡들에 대한 이야기는 오늘 리뷰에서는 삼가겠다(매력적이지도 않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트와이스가 내세운 전략(?)처럼 보여지는 부분은 안무였다. 발매 전부터 계속해서 기사가 떴는데 '역대급 안무 난이도'라는 문구를 계속해서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고난도 안무임이 맞겠지만, 난이도를 떠나서 이러한 전략과 마케팅이 과연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선 컨셉과 장르, 그리고 앨범의 목적을 조금 집고 넘어가자. 이번 앨범은 'Dance The Night Away'의 뒤를 이을 '스테디셀러 서머송'의 탄생을 기대한다고 앨범 소개에 적혀있다. 그래서 장르는 트로피칼 하우스를 선택하였다. 그런데 컨셉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Dance The Night Away'는 노래 장르와 목적에 어울리게 컨셉을 바다와 춤과 유희를 적절하게 섞어 만들었다. 여름과 딱 맞는 노래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번 'MORE & MORE'은 여름을 겨냥했다고는 하지만 여름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갈망과 여름, 매치가 안된다). 서머송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전혀 모를 듯한 노래이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창작의 좋고 나쁨은 없지만 창작의 의도가 잘 드러나고 그렇지 않고는 존재한다. 이번 앨범은 컨셉부터 오류이다.

 

뮤직비디오 연출 한 장면. 차라리 서머송을 뺐으면 어땠을까

 

 우리가 제일 처음에 언급했던 히트 요인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보자. 타이틀곡 'MORE & MORE'에는 중독성 있는 훅이나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귀에 꽂히는 멜로디는 없고 훅이 조금 귀에 맴돌긴 하지만 그렇게 재밌거나 흥미롭지 못하다. 후반부에 변주 부분은 촌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퍼포먼스는 어떨까. 이상하게 저번부터 JYP 쪽 아티스트들이 초반부 퍼포먼스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훅 쪽으로 갈수록 퍼포먼스 매력이 떨어진다. 단체 군무가 수많은 커버 영상들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조금 보이긴 하나 타게팅이 굉장히 한정적이게 보인다. 

 

초반 도입부는 인상적이다

 

 앨범 기획에 관련된 종사자들은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다. 올해 초 아이즈원이 걸그룹 초동 기록을 어마어마하게 높이면서 1위를 달성했다. 그동안 1위를 쭉 지키고 있던 트와이스가 이 부분을 간과했을 리가 없다. 분명 트와이스가 앨범을 낸다면 팬들이 분발해서 다시 기록을 세우려고 노력할 터였다. 이는 관계자가 아닌 나 정도도 예상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이치이다. 그런데 앨범의 퀄리티가 너무 좋지 않다. 결국 초동 판매 1위를 탈환하지도 못했다(정규앨범이 아닌 이유도 물론 있다). 물론 당장의 수익을 위한 앨범 발매는 사업적인 부분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임을 이해한다. 하지만 팬, 아티스트, 회사의 입장에서 과연 이러한 방식이 멀리 내다봤을 때도 좋은 방법일까? 물론 좋은 앨범만 발매할 수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JYP는 질 좋은 앨범 발매를 위해서 JYP 2.0 전략을 발표했고 이는 상당히 좋은 전략이라 생각했지만 최근 결과물들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이는 앨범 기획 부분에서의 역량 문제이거나 이를 심의하고 통과시키는 상층부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현재 앨범 평점은 3.3점에 리뷰 내용도 좋지 않은 글들이 많이 보인다. 인상에 남는 글을 몇 자 적어보자면 '팬들은 뭔들 안 좋아하겠나, 박진영은 전혀 트렌드 감을 못 잡는 것 같다.', '박진영 씨 제발 프로듀싱하지 말아 주세요.' 등이 있었다. 트와이스는 지금 팬덤을 업고 앞서 말한 기록들을 세워나가는 중이다. 안타깝게도 음악적으로 뛰어나거나 발전된 모습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컨셉이 갈수록 성숙해지는 모습 정도만 보일 뿐이다. 내가 이 리뷰 후에 리뷰할 BTS의 모습과는 너무 비교된다. BTS는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와 여태 다른 그룹들이 이루지 못한 진짜 K-Pop을 만들어 가고 있다(이는 다음 리뷰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이제는 제대로 된 정규 앨범을 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음악에 대한 성숙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아이돌과 K-Pop이야 활동기간도 제한적이고 음악성보다는 대중성과 상업성을 띄는 장르라고 나도 생각해 왔지만 최근 BTS를 보면서 이런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다. 누군가는 돈을 벌 궁리를 할 때 누군가는 음악적 변혁을 도모한다. 돈은 잠깐이지만 예술과 문화는 지속된다. K-Pop도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