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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트렌드 리포트 : 신스웨이브 Synthwave

 최근에 유재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와 비, 유재석이 유닛 '싹쓰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996년에 나온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리메이크함과 동시에 그와 비슷한 느낌과 감성의 노래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노래가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 노래들은 한동안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트로트로도 음원차트를 오르더니 이번엔 유닛 활동이라니, 그러고 보면 유재석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싹쓰리 '여름 안에서'(좌)와 '다시 여기 바닷가'(우)

 또 최근에 박진영이 'When We Disco (Duet with 선미)'를, BTS가 'Dynamite'를 발매했다. 이 두 곡의 장르는 디스코로 1990년대를(혹은 그 이전을) 떠올리게끔 하는 감성의 컨셉이다. 그리고 역시나 디스코 장르답게 노래가 흥겹다.

박진영 'When We Disco (Duet with 선미)'
방탄소년단 BTS 'Dynamite'

 요즘 이런 레트로를 기반으로 한 컨셉과 장르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내가 제일 강하게 이러한 흐름을 느꼈던 곡이 위켄드 The Weeknd의 'Blinding Lights'다(현재도 빌보드 4위, 오피셜 차트 33위를 기록 중이다). 이 노래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딱 레트로 감성이 짙은 R&B/Soul이다. 레트로 느낌이면서 트렌디하게 참 잘 뽑혔다고 생각했다.

위켄드 The Weeknd 'Blinding Lights'

 음악은 이렇게 장르가 돌고 돌기도 하며, 어느 한 시대에 특정 장르가 불쑥 튀어나와 인기를 끌기도 한다. 몇 년 전 리키 마틴 Ricky Martin의 'Livin' La Vida Loca' 이후로 또다시 라틴팝의 열풍을 몰고 왔던 'Despacito'와 'Havana (Feat. Young Thug)'나, 셔플 댄스 열풍을 불고 왔던 LMFAO의 'Party Rock Anthem (Feat. Lauren Bennett & GoonRock)'이나, EDM 열풍을 타고 급부상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아마 곧 다가올 유행의 다음 주자는 아마도 '신스웨이브 Synthwave' 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예측이라기엔 이미 유행인 듯하다).

 신스웨이브는 1980년대 신스팝, 신디사이저, 당시 영화 사운드트랙과 게임 등 문화의 영향을 받은 일렉트로닉 뮤직의 한 장르로 아웃런, 레트로웨이브, 퓨처신스라고 불리기도 한다(나무위키 출처). 신스웨이브는 음악적 특징보다는 컨셉적 특징이 강한 장르인데 필수요소라 하면 1980년대에(또는 90년대 까지) 대한 향수, 노스텔지어 Nostalgia다. 음악적 특징이라 하면 규칙적인 박자의 강렬한 드럼과 신디사이저, 특히 슈퍼소우 사운드(거칠고 투박한 고음의 사운드라 생각하면 쉽다)를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신스웨이브 특징이 잘 나타난 곡

 'Blinding Lights' 이후에도 최근 발매한 트로이 시반 Troye Sivan, 리치 브라이언 Rich Brian의 앨범에서도 신스웨이브를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게임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콜드 워 CALL OF DUTY : BLACK OPS COLD WAR'에서도 신스웨이브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콜드 워 CALL OF DUTY : BLACK OPS COLD WAR 트레일러 영상

 그렇다면 왜 갑자기 신스웨이브일까? 정답은 '코로나'이다. 이는 신스웨이브 장르적 특성과 코라나라는 시대 배경과 연관지어 설명해 볼 필요가 있다. 신스웨이브 곡들은 댐핑이 강한 드럼 비트를 기반으로 한다. 거기에 쏘우 신스가 어우러져 매우 경쾌한 곡들이 많다.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덜 수 있는 일종의 탈출구인 셈이다. 다른 신나는 노래 장르도 많은데 왜 하필 신스웨이브냐고 묻는다면, 앞서 말했던 신스웨이브의 장르 특성인 노스텔지어 때문이다. 우린 과거 코로나 걱정 없이 신나게 놀 수 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뉴스와 주변에서 힘듦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예전에 유행했던 사스와 메르스와는 확실히 다른 듯하다. 백신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기는 하지만 보급이 되려면 적어도 내년은 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신스웨이브 같은 신나는 장르가 한동안 이목을 끌지 않을까 싶다. 신스웨이브 같은 신나는 음악이 코로나를 버티는 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