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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케이팝이 변한다 K-POP Changes 2. 케이팝의 한계

 앞서 케이팝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정리해 보았다. 못 본 분들을 위해 아래 링크를 남겨둘 테니 참고하길 바란다. 지금부터는 케이팝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건데 예측에 앞서 먼저 케이팝에 한계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갑자기 웬 한계냐고 물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진화와 발전은 한계를 극복하는 형태로 일어난다. 인간이 이족 보행을 하게 됐듯이, 보디빌더가 자신이 부족한 근육 부위를 위해 트레이닝을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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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이 변한다 K-POP Changes 1. 과거와 현재의 케이팝

 현재의 형식과 틀을 만든 케이팝 K-pop이 출범한지도 언 30년이 되어간다. 30년이란 긴 세월이 흐르면서 케이팝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 글에선 케이팝이 과거부터 어떻게 변했고, 현재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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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본격적으로 케이팝의 한계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렇게 흥행 중이고 잘 나가는 케이팝인데 한계가 있겠나 싶지만 케이팝은 생각보다 한계나 단점이 많다. 첫 번째로 10대 소녀층에 국한된 소비시장이다. 케이팝을 소비하는 대부분이 10대 소녀이다. 거기에 더해 20대, BTS로 생겨난 고령의 여성 팬층도 존재하지만 10대와 비교했을 땐 새발의 피다. 내 주변만 봐도 내 또래를 포함한 주변 여성들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사실 이와 더불어 뒤에 소개할 한계 때문에 10대 소녀들의 꿈을 가지고 장사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봐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두 번째 한계는 사랑, 꿈에 국한된 주제이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 전체가 그런 경향이 있다. 특히 사랑에 관해선 더 그렇다. 외국은 그럼 다르냐고 묻는 분들이 계실 건데 나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이다음에 다룰 장르와도 연관이 많다. 락과 같은 장르에선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주제와 가사가 나오며 발라드나 R&B에서도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땐 생소한 주제가 많다. 조금 유명한 노래를 예로 들자면 Led Zepplin - Immigrant Song / James Arthur - Safe Inside, Quite Miss Home / Lana Del Rey - The greatest / Wiz khalifa - See You Again / Sia - Chandelier 등이 있다. 사실 이 외에도 더 다양한 주제의 노래들이 존재한다. 해외 팝을 꾸준히 듣는 리스너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 믿는다. 아무튼 이런 해외 팝들과는 달리, 케이팝의 주제는 사랑, 꿈에 대한 것으로 국한되니 10대 소녀들에게 너희도 우리처럼 될 수 있어, 우리도 너희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어, 우리 함께 세상을 바꾸자 는 듯한 뉘앙스로 10대 소녀들을 마치 꼬드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세 번째는 언어의 한계이다. 현재의 세계 만국어는 영어이다. 미국 음악 프로나 그래미 어워드 같은 곳에서 한국어로 노래가 불리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조금 다르다. 영어에다가 한글을 얹어 부른 느낌이다. 아이돌 노래 가사의 절반은 영어일 정도이고 훅(후렴구) 부분은 특히 영어일 때가 많다. 이번에 빌보드 1위를 한 BTS의 'Dynamite' 또한 가사가 영어로 된 노래이다. 춤과 뮤직비디오로 이슈가 되어서 빌보드 2위까지 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블랙핑크나 BTS, 싸이 등이 빌보드 진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영어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가사가 전부 영어로 된 노래가 1위를 한 게 19년도에 발매한 백예린의 'Square'라고 하니 과연 한글로 빌보드를 공략할 수 있을지는 반신반의하다.

 네 번째는 장르의 한계이다. 케이팝 하면 먼저 떠오르는 장르는 EDM, 댄스이다. 대부분의 아이돌 노래들은 이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케이팝은 댄스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르의 한계는 소비의 한계와 관련이 있다. 각 연령대와 각 지역엔 주류 장르가 존재한다. 가령, 미국은 힙합이고, 한국의 4~50대는 트로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 한계는 곧 무너질 조짐이 보인다. 최근 CL의 'POST UP'을 보면서 느꼈다. 이는 이후에 케이팝 미래 예측 편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빌보드 핫 100, BTS가 현재 1, 2위를 점령했지만 빌보드 차트 반 이상이 힙합이다

 다섯 번째로 케이팝은 국내 아티스트에 국한되어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 사실 이건 한계가 아니라 지켜져야 할 부분인데 요즘 이 또한 무너질 조짐이 보인다. 한계라기 보단 케이팝의 위험요소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케이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긴 했지만 사실 우리나라, 한국 고유의 문화라고 하긴 애매하다. 정확히 말하면 외국 여러 문화를 가져와 조합해 철저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만들어 낸 인공적인 문화다. 최근 JYP가 일본 매니지먼트와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 그룹 니쥬 NiziU를 선보였다. JYP 시스템을 가지고 일본에 적용시킨 케이스다. 니쥬를 보면 일본 J-POP의 느낌은 있으면서도 그들은 JYP 소속 아티스트의 느낌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이런 면에서 JYP는 참 대단한 것 같다). 이렇게 시스템을 가져다 사용하니 다른 나라에서도 아이돌의 탄생이 가능해진다. 개인적으로 이는 케이팝에 정말 위협적이라 생각한다. 케이팝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J-POP, C-POP 등 경쟁이 가능한 문화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런 문화들이 등장하게 된다면 기존의 10대 소녀로 한정되었던 파이의 양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긴 한계, 콘서트와 공연의 부재이다. 음악 산업 중 규모가 큰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콘서트이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음악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콘서트와 공연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콘서트와 공연은 부활할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 팬들은 콘서트와 공연의 즐거움을 알고 있고 벌써 그리워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엔터사, 음악 산업 관련 회사들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콘서트와 공연에서 오는 수익 분산의 중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처럼 다른 질병으로 인해 또 이런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회사 입장에서는 위협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콘서트와 공연을 대체할 무언가를 개발하고 찾게 될 것이다.

YG 엔터테인먼트의 이번년도 반기 영업단위별 영업수익, 공연 사업 부문에서 전반기와 비교해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여섯 가지의 케이팝의 한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한계를 나열해보니 생각보다 문제와 허점들이 많아 보인다. 앞서도 말했듯이 진화와 발전은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의 케이팝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다음 편에서 케이팝의 미래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예측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