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더럽고, 추악하고, 선정성을 띤 성인 영화가 보고 싶었다. 넷플릭스에서 2개의 영화가 눈에 들어왔는데 하나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The Taste Of Money', 다른 하나가 변혁 감독의 '상류사회'였다. 뭘 볼까 하다가 내가 고른 것은 영화 '돈의 맛'. 오랜만에 스크린 속 김효진 배우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원래도 집에서 그냥 혼술 하면서 가볍게 볼 영화를 찾던 차라 큰 기대를 안 했지만 보고 나서 너무 어이없고 황당한 영화였다.
간단한 줄거리는 한 재벌 집안에서 일하는 비서 '영작(김강우)'가 일하면서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느끼는 상류층과의 괴리감, 허탈함, 욕망 등을 담고 있다. 사실, 이건 정말 잘 포장해서 말한 줄거리고 정작 이 영화를 보면 도무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다.
보통 이런 영화들은 영화 속 주인공, 즉 당사자에게 굉장히 가깝게 접근해서 사건을 관찰하고, 그러면서 당사자의 심리 상태나 심경의 변화를 자세히 묘사하고, 관객은 그걸 보면서 주인공에게 자연스레 이입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모두에게 멀찌감치 떨어져 그저 사건만을 순서대로 서술하고 나열한다. 주연과 조연의 구분, 극 속 캐릭터의 역할과 비중 또한 애매하다.
영화를 보면서도 내가 영화를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다. 난 조금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를 원했는데 '돈의 맛'은 장르가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웃기단 뜻은 아니다. 뭔가 특이한 웃음 코드를 계속해서 보여주는데 웃기지도, 공감 가지도 않았다. 참고로 이 영화의 장르는 드라마/스릴러로 분류되어 있다.
킬링타임용으로 봤으나 그 마저도 못 되는 것 같다. 돈의 맛, 권력에 대해 누군가와 얘기하는데 자꾸 앞에서 사랑이니 뭐니 동문서답을 하면서 동시에 어설픈 조크를 계속 던진다고 상상해봐라. 난 그 사람과 다시는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영화 : 돈의 맛 The Taste Of Money
장르 : 드라마, 스릴러
감독 : 임상수
출연 : 김강우,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등
추천도 : ★★ 2점
한줄평 : 맛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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